난 아침마다 대전 유등천뚝을 걷는다
신선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오늘 하루를 살아갈 시간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면서
주변에 나를 보며 이슬 머금고 웃어주는
나팔꽃ㆍ금개국ㆍ메밀꽃ㆍ그리고 토끼풀꽃 들과
아침 인사를 하면서 열심히 걷는다
주님께 먼저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사랑으로 살게 해 주십사하는 바람도 엮어서
나의 기도를 올린다
어느 정도 걷다보면 길을 잘못 찾아 헤매는 지렁이들이
열심히 습기를 찾아 기어가는 모습을 발견한다
눈도 없는 것이 비틀비틀 그래도 방향을 더듬거리며
우레탄 바닥을 기어간다
200 쎈티도 않 되는 우레탄길이 지렁이에게는 고난의길
임을 흔적으로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다 길을 건너지 못 하고 말라죽은 지렁이 사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몇 마리는 무참히 사람의 커다란 발에 깔려 죽기도ᆢ
난 이런 모습에 아침마다 지렁이 구출작전을 한다
물론 내가 구출해 주지 않으면 비둘기 와 개미들이
더 풍부한 먹이가 되겠지만ᆢ
어찌보면 먹이사슬의 고리를 끊는 것 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생명체 아니던가!
힘겹게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보게 되면
난 마른 갈대줄기를 줏어서 지렁이의 몸통 가운데에다
마른 갈대 줄기를 대고 습기가 많은 곳에 던져준다
그런데 이 무식한 지렁이는 꿈틀거리며 자꾸만 빠져나간다
손으로 잡기엔 징그러워 몇 번이고 시도한다
아침운동을 하는 어떤이는 이런 나의 모습을 보며
웃으며 지나치기도 하고
또 어떤이는 복 받겠단 덕담도 건내며 걸어간다
살아있는 지렁이ᆢ
고난의 길을 지나 습지로 가고 싶지만ᆢ
길을 잃어 헤매는 지렁이ᆢ
고난의 길이 험하지만 그래도 이겨나가면 행복이 있는 것을
지렁이는 알고 열심히 기어가는것일까?
열심히 살아가는 지렁이에게 난 그냥 쬐끔
마른 갈대잎으로 도움을 준다
그러고 나면 나도 행복하니까ᆢᆢ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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